16세기 유럽. 피오르를 따라 끝없이 이어진 들판 위로 한 소년이 달음질친다. 소년 뒤로는 검은 연기 기둥이 하늘 높이 솟구치고 있다. 광기에 사로잡힌 마을 사람들로부터 달아나던 소년은 숲속의 은둔자 한스 박사에게 발견된다.
에스벤은 자신과 어머니가 겪은 비극적인 사건의 전모를 한스 박사에게 털어놓기 시작한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에스벤 모자에게 비극이 찾아온다. 마을 사람들을 치료해 준 대가로 얼마 되지 않는 돈과 먹을 것을 받곤 하던 어머니가 마녀로 내몰린 것이다. 고문을 견디지 못한 에스벤의 어머니는 결국 억지 자백을 하고 화형대에 오른다. 에스벤은 어머니가 타 죽는 광경을 숨죽인 채 바라보다가 죽을힘을 다해 달음질치기 시작한다.
에스벤은 한스의 오두막에서 잠시 동안의 평화를 맛본다. 그러나 한스 박사 또한 병든 사람을 치료해 주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처럼 파국의 순간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