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평범한 일상 속에 숨 쉬는 권력, 그리고 그 권력의 부정함 속에 일생을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한 소시민의 영혼을 크레파스북이 조망한다.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 결코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는 푸쉬킨의 잠언은 통할 것인가. 언제까지 우리는 그들만의 세상에서 쓰다 버려지는 엑스트라처럼 살아야 하는가. 달걀로 바위치기 같은 세상일지라도 끊임없이 두드려야 한다. 거짓은 결코 진실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곧 희망의 시작이다.
달걀로 바위치기 같은 세상
그 곳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보통의, 평범한, 아무 일 없을 것 같은, 준법정신만 붙들고 살아도 괜찮은, 그런 일상이 계속 되리라고 믿어의심치 않는 사람들이 아마도 대부분일테지만 놀랍게도 우리는 그렇지 않은 삶과 꽤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 부지불식간에 힘없는 약자로 전락하고, 그들만의 세상에서 희생되거나 이용당하며 삶이 송두리째 휘청거리는 경험을 하고 나면, 그 억울함을 호소할 데가 없어 황망하기만 하다. 아마도 어떤 이는 올바르게 살아왔다면 그럴 리가 없을 거라고 슬픔도, 억울함도 제 할 탓이라 하고, 또 어떤 이는 정의를 실현하는 사회적 시스템 이용해보라고 조언도 하겠지만 이 모든 것이 통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면 그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얼마 전 한명숙 전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핵심증인이었던 자의 옥중 친필 비망록을 통해 다시 한 번 재조명되었다. 물론 그의 비망록 하나로 전 총리의 뇌물수수 사건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분분하지만 만일의 하나,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인가. 또한 그러한 일들이 우리 주변에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놀랍게도 『아무도 모르고 누구나 다 아는 것』의 저자가 밝히고 있는 사건의 전말은 전총리의 사건과 매우 유사하고, 그것은 우리 사회에 적폐가 얼마나 만연되어 있는 것인지 방증하는 셈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함정에 빠지고, 자신이 무죄임을 증명하기 위해 발버둥치면 칠수록 계속되는 고통의 시간들은 과연 누구의 책임이며, 누가 감당해내야 하는 것인가. 세상의 정의는 아직 죽지 않았다고 믿는다. 달걀로 바위치기 같은 세상이라고 하지만 살아남는 자에겐 아직 희망은 존재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내야 할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에 『아무도 모르고 누구나 다 아는 것』은 우리가 좀 더 용기를 내어 정의를 지켜내야 할 마땅한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악연에 대처하는 자세
악연은 어떻게 끊어낼 수 있는가
소태산대종사는 “중생들은 보통 친애하는 선연과 미워하는 악연으로 가까운 인연을 맺게 되나, 불보살들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자비로 모든 인연을 가까이 맺으시나니라”(《대종경》 천도품37)고 했다.
시대화·생활화·대중화의 개혁을 시도하며 일원상의 진리를 설파하고 있는 원불교에서는 악연에 대처하는 방법을 어떻게 제시하고 있을까.
원불교를 통해 오랜 시간 마음공부를 해온 저자는 『아무도 모르고 누구나 다 아는 것』에서 주착하는 마음이 업을 짓게 하고, 그 업이 수많은 인연을 만들며, 그 인연 속에서 끊기 어려운 악연을 만든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고통을 안겨주는 악연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네가 갚을 차례에 참아 버려라’는 진정한 실천이 있고서야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 밖에도 이 책에서는 일상 속에서 크고 작게 분연히 일어나는 마음의 갈등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원불교의 다양한 법문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원만한 인격을 이루며 끝없이 생기는 욕심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자세는 비단 원불교인 뿐 아니라 누구나 바르게 갖추고 공부해야 할 덕목임이 분명하다.당신이 몰랐던, 혹은 알면서도 깨닫지 못했던 귀중한 마음자리를 위해 『아무도 모르고 누구나 다 아는 것』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잘못도 허물도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아무도 모르고 누구나 다 아는 것』
사람은 알면서 죄를 짓고, 또 자신도 모르게 죄를 짓는다. 신체의 동작 신업으로, 언어의 활동 구업으로, 또 마음의 생각 식업으로. 이 세 가지 업을 통해 사람들은 선악의 행위를 하게 되고, 그에 따라 선과나 악과를 불러온다.
하지만 죄를 짓는다고 용서받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얽히고 설킨 욕망의 타래를 스스로 끊고,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갖는 것 만으로도 기회는 열릴 수 있다. 다만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그 용기를 내는 것이 생각 이상으로 어려울 뿐이고,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아 두려울 뿐이다.
이 책은 억울한 사람들을 위한 공감과 위로만을 위해 쓰여진 책은 아니다. 자신의 신업, 구업, 식업으로 인해 타인의 고통, 아픔, 슬픔을 알고 일상에서 업을 짓지 않기 위해 항상 경계하며, 용서를 구하는 일이 본인의 삶을 위해 얼마나 용기 있고 가치 있는 일인지 알려주고 있다.
이미 저지르고 은폐하는 것은 최선이 될 수 없다. 그것은 언젠가 드러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을 괴롭히는 업으로 이어져 헤어나올 수 없는 악순환 속에 갇힐 뿐이라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의 허물과 잘못을 깨닫고 인정하며, 고통에서 벗어나 보자. 『아무도 모르고 누구나 다 아는 것』을 통해 용기를 갖고 그 첫걸음을 시작해보길 바란다.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