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사
제2권 『크로스드』에 이어 완결편 『리치드(Reached)』는,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기 위해 봉기를 선택한 카시아와 카이, 잰더 세 사람의 시점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크로스드』에서 전개된 두 개의 시점에 더해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잰더의 시점이 등장하면서, 카시아와 카이 두 연인뿐만 아니라 잰더가 숨겨왔던 생각과 비밀, 새로이 등장한 여성 캐릭터 레이를 향한 그의 섬세한 감정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안정되고 익숙한 삶 대신 금단의 사랑을 택한 소녀의 앞길은 순탄치 않다. 카이와 재회했지만 사랑을 이루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기 위해 그들은 소사이어티 체제의 전복을 시도하는 봉기 세력의 일원이 된다. 카시아, 카이, 잰더는 각각 다른 장소에서, 또 각각 다른 이유로 봉기를 위해 일하지만 그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건 같다. 헤어진 연인, 가족을 만나 스스로 행복을 선택하는 것. 그러나 예상 밖의 돌연변이 전염병이 발생해 각자가 닿고자 하는 행복으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는다.
3권 『리치드』에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봉기 세력의 인도자는 소사이어티 체제를 전복할 결정적인 기회를 잡고자 이 전염병을 이용하려 하고, 카시아와 카이, 잰더가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소소한 반역들에 주목해 그들을 치료약 개발에 참여시킨다. 소사이어티와 봉기 세력, 전염병의 면역화와 세 가지 색 알약을 둘러싼 비밀들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반역 이후의 삶을 꿈꾸는 세 사람의 모습도 그려진다.
그러나 이야기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사랑, 모든 형태의 사랑이다. 가족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삶 그 자체에 대한 사랑이 바로 세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특히 전개 중에 밝혀지는 봉기 세력의 정체는 세상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건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뿐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깨닫게 해준다. ‘매치드 시리즈’는 완결편에 이르러 훌륭한 어드벤처 로망이자 성장 소설로 거듭났다. 세상이 정해놓은 잘못된 틀을 거부하고 『데미안』의 주인공처럼 ‘알을 깨고 나온’ 카시아는 마침내 그녀가 최고의 가치라 생각하는 사랑에로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