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화가, 빛의 대가, 그러나 잊혀진…
호아킨 소로야가 그린 바다의 삶과 풍경
“저는 언제나 발렌시아로 돌아갈 생각만 합니다. 그 해변으로 가 그림을 그릴 생각만 합니다. 발렌시아 해변이 바로 그림입니다.” 호아킨 소로야는 바다, 바닷가에서 진정한 기쁨의 그림을 그렸다. 보는 우리에게는 물론 자신에게도 그랬다. 그는 프란시스코 고야와 파블로 피카소 사이의 시기, 20세기 초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과 현대미술 사조의 흐름에 휩쓸리듯 빠르게 잊혀진 화가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100년 만에 빛을 보고 있다.
1863년 눈부신 햇살의 해안 도시 발렌시아에서 태어난 호아킨 소로야는 30대 중반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페인 화가가 되었다. 초상화 주문과 세계 각지의 전시 참여가 끊이지 않는 분주하고 고된 전업 화가 생활 속에, 그는 틈틈이 고향 해변을 찾았다. 그는 어부들, 물놀이하는 아이, 해변을 산책하는 숙녀, 바다 풍경을 그 자리에서 아주 빨리 그려야 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햇살 아래 “빠르게 그리지 않으면 다시 만나지 못할 풍경들이 사라질 테니까.” 따가운 햇살 아래, 모래바람 속에서도 커다란 캔버스를 세우고 해변에서 작업한 호아킨 소로야의 대표작들, 고객의 주문이나 전시 따위는 잊고 작은 나무판에 쓱쓱 그린 소품까지, 이 그림들은 바다 앞에서 가장 뛰어났고 행복했던 한 화가의 예술과 삶을 비춰 보여주며, 한 세기를 지나서도 여전히 밝은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