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 연재가 시작되다!
삼류 연재 작가 VS. 일류 연쇄 살인마
2010년 미국과 일본에서 ‘미스터리/ 스릴러’ 분야에서 가장 각광받는 신예로 떠오른 데이비드 고든의 데뷔작이다. 《시리얼리스트》는 2011년 에드거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며, 그해 일본 미스터리 시장 3대 리스트라 할 수 있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미스터리가 읽고 싶어’, ‘주간 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해외 부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일본에서는 영화 ‘이류소설가 : 시리얼리스트’가 현지에서 제작됐으며 현재 개봉 중이다.
작가 데이비드 고든은 포르노 잡지의 편집자로 일하던 시절, 실제 수감자로부터 받은 편지에 착안해 이야기를 구상했다.
사형이 확정된 일류 연쇄 살인범이 삼류 연재 작가를 감옥으로 부른다. 끊임없이 팬레터를 보내오는 여성 팬들과 자신이 등장하는 포르노 소설을 써달라는 것. 대가는 어디에서도 밝힌 적 없는 자서전의 독점적 권리. 기회라면 그것이 뭐든지 잡아야만 하는 주인공 해리 블로흐는 어쩔 수 없이 요구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시니컬하지만 항상 자조적인 이 삼류 작가는 폭풍 같은 사건 속으로 맥없이 끌려 들어간다.
《시리얼리스트》 연쇄 살인에 휘말리는 삼류 연재 작가를 다룬 스릴러이지만, 미국 대중소설 시장의 격류를 헤쳐 나가는 작가의 진지한 자기 성찰이기도 하다. ‘문화의 쓰레기를 모조리 긁어모아 진정 놀라운 걸 만들어냈다’는 데이비드 갈첸의 찬사처럼 펄프 픽션을 토대로 한 《시리얼리스트》 안에는 셀 수 없이 다양한 대중소설의 요소들이 가득하다. 액자 소설 구조로 ‘뱀파이어물’과 ‘과학소설’ ‘도심 스릴러’가 연재되는가 하면, 웬만한 포르노물과 호러 소설을 가볍게 넘어서는 선정적인 재미도 풍성하다. 장르 소설과 이야기의 본질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힘차게 펼쳐지고, 가끔씩 독자에게 말을 건네는 파격이 일어나기도 한다.
일인칭 시점, 80개의 챕터, 액자 소설이라는 독특한 구성에, 시니컬한 유머와 신랄한 풍자로 단단히 무장한 데이비드 고든은 독자에게 쉴 새 없이 말을 걸며 이야기 속으로 등을 떠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