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백 년의 토끼와 흰말과 고양이』는 자연을 시의 주제로 삼으면서,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의 근원을 탐색하고 삶을 성찰한다. 시인에게 자연은 유유자적하며 살아가는 도피의 공간도, 사라져가고 파괴되어 소멸하는 것도, 회복해야 할 어떤 유토피아도 아니다. 오히려 현재의 시공간에서 감각되는 모든 것들의 근원에 가깝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상호 보완적이며 호혜적인 관계를 역설하려는 시인의 시적 언술을 통해 잘 드러난다.
해설을 쓴 황정산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김복태의 시는 “인간과 자연의 대립으로 인식되는 근대적 서양의 자연관과 자연을 이상적인 완전한 세상으로 간주하고 그 안의 안온한 도피의 삶을 꿈꾸는 전통적 목가적인 자연관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또 다른 대안적인 자연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그것은 “아직 가보지 않은 세계이지만 그러나 우리가 꿈꿀 수 있는 세계이기도 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