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전해준 소식은 우리의 낭만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사건을 만드는 곳, ‘모리스 호텔’을 통과한 이야기들
200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해 『검은 고양이 흰 개』 『불한당들의 모험』을 펴낸 곽은영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을 선보인다. 42편의 시가 담긴 이번 시집은 ‘모리스 호텔’이라는 특별한 공간을 중심으로, 그곳을 다녀간 사람들, 통과한 시간과 계절들을 관조하듯 지켜보는 화자, 즉 모리스 호텔의 호스트인 ‘나’의 시선을 따라 이어진다.
총 31편의 ‘모리스 호텔’ 연작 사이사이 자리잡은 시는 「긴 겨울」 「봄」 「여름」 「늦여름」 「초가을」 「가을」 「늦가을」 「겨울」 「이른봄」 「짧은 봄」 「초여름」으로, 이 시집이 사계를 한 번 순환한 뒤 다시 봄과 여름을 맞이하는 동안 모리스 호텔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품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연스레 계절감이 뒤따르고, 그 계절감에 따라 기억은 물론 맛과 냄새 같은 감각까지 새로이 환기되며 모리스 호텔을 풍성하게 채운다. “지질학적 시간 앞에서는 누구나 겸손해진다/ 지질학적 시간도 사소한 시간이 쌓여 이룩”(「초가을」)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