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복제와 사본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오래된 이야기처럼, 복제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은 없다. 그래서 여기, 마음껏 복제하고 자유롭게 카피하라는 다소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 출간되었다. 『복제예찬』의 저자인 마커스 분은 문화와 시대를 넘나드는 비교 연구를 통해 ‘복제’의 역사적, 문화적, 철학적 의미가 무엇인가, 복제가 왜 우리에게 두려움과 매혹을 선사하는가를 탐구한다. 명품과 짝퉁, 대중영화 등 오늘의 현상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의 풍요의 여신인 코피아(Copia)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플라톤의 미메시스 철학, 하이데거의 전유, 몽타주 행위, 불교의 공(空) 사상을 아울러 이야기한다. 복제의 모든 것을 비교 연구하며 시간과 동서양을 초월한 흥미로운 지적 여정을 펼친다.
복제는 현대 문화에 속속들이 스며들어 있다. 그림, 힙합과 일렉트로닉 음악, 비트토렌트를 비롯한 디지털 파일 공유 네트워크, 구글 어스나 포토샵 같은 소프트웨어,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영화 등 현대 문화의 가장 두드러진 분야의 상당수가 ‘복제’라 불리는 것에 명백히 의존하고 있다. 인쇄술의 시대를 거쳐 컴퓨터의 시대인 오늘날 성행하는 온갖 복제 행위는 여전히 코피아 여신을 불러낸다. 이 책은 복제 문화의 기원부터 중세, 산업화 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추적하여 복제라는 관념 자체가 가변적임을 드러낸다. 그리고 문화와 시대를 넘나드는 비교 연구를 통해 복제에 대한 통념에 반박할 수 없는 이의를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