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하지 않고 포장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동심
아이들은 자신의 글을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기조차도 검사하려 들고, 어떤 글이든지 첨삭 지도한다는 명목으로, 정해진 입맛에 맞추려는 어른들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진짜 나’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기를 어려워합니다. 어른들의 뜻대로 어른들이 요구하는 답을 찾는 데 더 익숙하지요.
《벌서다가》에는 어른들의 생각으로 가공하지 않고 세상의 기준으로 포장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동심이 담겨 있습니다. 어른들의 시선과 제도의 형식에서 벗어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시를 통해 자유롭게 펼쳐집니다.
책에서는 아이들의 시를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누었습니다. 1부 ‘엄마, 심심하세요?’에서는 늘 곁에 있어서 종종 소중함을 잊게 되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2부 ‘너만 춥고 난 안 춥냐’에서는 때론 다투기도 하지만 내 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3부 ‘왕이라서 좋겠다’에서는 주위 환경에 대한 관심과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을, 4부 ‘선생님은 움직이는 리모컨’에서는 사건 만발 학교생활을, 5부 ‘나는 어떤 꽃일까?’에서는 나라는 존재에 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미끄럼틀은 부끄럽겠다./ 사람들이 엉덩이를 대고 타니까. 부끄럽겠다’와 같은 기발하고 재치 있는 유머와 ‘학원 도착/ 어서 와. 우리 친구~/ 웬일인지 선생님이 친절하다./ 수현아, 이번엔 평균 90점 넘을 수 있지?/ 이럴 줄 알았다. 부담 백 배’와 같이 어른들을 뜨끔하게 하는 해학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세상에는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