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계몽주의 비판’은
상투성을 넘어 식상한 진단에 가깝다
1980년대 이후 계몽주의 연구는 ‘불의 강’을 건너왔다.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계몽주의야말로 과학기술의 신격화, 절대이성의 합리주의, 논리중심주의, 보편주의, 개인주의, 남성중심주의, 도구주의, 비인간적인 도시계획, 환경오염, 전체주의와 인종주의까지 망라하는 20세기의 총체적 실패와 재난에 최종적 책임을 지닌 근대성(modernite)을 대표하는 지적 운동이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말 그대로 현대사의 원죄가 계몽주의에 있다는 선고이다.
하지만 『프랑스 계몽주의 지성사』에서 저자 장세룡은 이렇게 계몽주의 지성사가 현대사의 원죄를 모두 뒤집어쓰고 가혹한 비판의 대상이 된 현실에서 계몽사상을 새롭게 읽고 재해석을 도모한다.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HK교수로 재직 중인 역사학자 장세룡 교수는 지금까지의 학문 이력을 바쳐 연구해 온 결과를 이 책에 모두 담아냈으며, 지금까지의 계몽주의 연구 동향을 모두 검토하는 한편, 기존 텍스트들을 새롭게 해석하면서 오늘날의 실천적 지식인들도 참조해야 할 성찰적 가치들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