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위해 여러 나라의 정치가, 권력자들에게 뿌리는 뇌물이 매년 수천 억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뇌물이란, 권력서열과 경제격차를 불러온 인류의 공동체 생활의 어두운 그림자인지도 모른다. 하나의 사회, 하나의 국가 안에서 저질러진 뇌물범죄는 그 공동체의 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고, 강력하게 억제할 수도 있다. 그러나 A나라 (또는 다국적) 기업이 B나라의 권력자에게 뇌물을 줬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자국기업이 외국에서, 국제무대에서 준 뇌물을 범죄로 규정한 것이 고작 60년 전이다. 그 전에는, 심지어는 그 후에도 해외에서 준 뇌물을 기업의 경비로 인정해주던 나라도 있었다.
다행히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미국을 선두로 해서 여러 나라들이 자국 기업이 해외에서 저지른 뇌물범죄를 처벌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들이 저지른 죄에 비하면 솜방망이 처벌이다. 그래서 기업의 뇌물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한 기업이 외국에 나가서 뇌물을 뿌리면, 그 피해는 누가 입는 걸까? 그 기업이 속한 나라 정부? 그 나라 시민? 그렇지 않다. 그 뇌물을 받은 공직자, 권력자의 나라에서 사는 시민들이 궁극적인 피해자다.
이 책은 국제적인 기업들의 뇌물범죄가 누구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그 범죄는 결국 누가,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를 철저한 팩트(수사기록, 법정기록, 의회증언록 등)를 통해 설명한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자고나면 굵직굵직한 부패 스캔들이 기사화되는 요즈음 꼭 읽어볼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