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이해하는 새로운 키워드, 소나무
조선을 괴롭힌 왜구, 그들이 노린 건 한반도의 소나무였다!
한국인은 소나무 하면 으레 강인한 ‘기백(氣魄)’을 떠올린다. 혹한에도 변치 않는 상록과 옹골진 줄기의 자태는 과연 그런 인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그 기백이 겉모습에 불과한 게 아님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국토의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조건에서, 소나무가 오랜 세월 동안 한반도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 핵심적인 존재로 자리잡고 있었음을 아는 한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사를 가르치는 곳 어디에서도 소나무가 한반도를 수호한 힘센 수문장이었음을 가르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땅의 나무를 통해 우리 역사를 읽어내는 학자, ‘나무인간’ 강판권. 그가 이번에 주목한 주제는 바로 ‘한반도의 수호신, 소나무’다. 예부터 한반도 거주민들이 일상을 영위하는 데 소나무는 핵심적인 자원으로 활용됐다. 의식주 어느 분야에서건 쓰임이 소홀한 일이 없어, 그 존재만으로도 한국인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는 고마운 나무였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외적으로부터 한국인의 안위를 지키는 역할까지 수행했다. 한반도 역사의 단절을 불러올 뻔했던 절체절명의 시기인 임진왜란 당시, 거대한 일본 수군의 군사력을 제압하는 전함이 되어 백척간두에 선 조선의 생명을 지켜낸 주역이 바로 소나무다. 이 책 『조선을 구한 신목, 소나무』는 바로 이 사실에 주목, 소나무와 한반도의 깊디깊은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저자는 조선 정부가 군사 분야에서 소나무를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했으며 또 보존했는지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꼼꼼히 확인해나간다. 아울러 병선 제작용 소나무의 주요 생산지를 소개하고, 병선용 소나무 수급을 둘러싼 조선 정부의 논의와 움직임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