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학수 소설의 소재들은 대중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자극적이고 통속적인 소재들을 차용하고 있지만 현실의 혼돈, 모호함을 도식적으로 단순화해 완결성을 이루는 대신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확실성 속에 머물러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명학수 소설들은 자극적 요소들, 현실 도피, 관음증적 욕망을 보여주면서도 ‘해결’을 유예시키며 대중의 통속적 취미와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읽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나는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는 열다섯 살인 ‘나’와 나의 친구와 친구의 누나가 중심인물이다. 그들이 겪는 이상한 현실들이 피와 살이 되어 소설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들에게는 성장의 기회도 성숙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조용히 사라지거나 자기만 아는 곳으로 퇴행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작가는 그들에게 최소한의 도피처라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한다. 또 다른 소설 「호수 이야기」의 화자 ‘나’는 소설가이다. 이것은 소설과 소설가에 관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인물들이 전하는 여러 이야기들이 서술되고 그 이야기들은 소설가에게 새로운 이야기가 되어 어떤 발언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소설이란 무엇인가 하는 또 다른 질문 앞으로 데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