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길이 있다. 우리가 가지 않은 길
이 책의 제목은 프로스트의 시 「The Road Not Taken」에서 따왔다. ‘노랗게 단풍이 든 숲에 두 갈래 길이 나 있고, 그중 사람들이 덜 간 길을 선택했다’는 내용의 시이다. 시적 화자는 ‘오랜 세월이 흐른 후 한숨을 쉬며 그 선택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반면 ‘한숨’에서 느껴지는 회한은 우리로 하여금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키운다.
제목이 의미하는 선택의 역설처럼, 이 책은 한국 사회가 걸어온 길에 대한 회고이기도 하다. 안타깝지만, 우리 사회는 단풍이 든 숲처럼 아름답고 평온하지도 않았다. 더구나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위태롭고 험난해 우리를 절망에 빠뜨리기도 한다. 피로 사회, 수저 계급론, N포 세대, 기후 위기, 코로나19 등은 벼랑 끝으로 우리를 내몰고 있다. 자구책으로 등장한 각자도생이 마치 생존의 키워드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모두 기성세대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걸어온 길과는 삶의 궤적이 다른 이들이다. 어쩌면 우리가 가지 않은, 한국 사회가 가지 못한 그 길을 먼저 걷고 있는 이들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안내 하는 긴 여정의 끝에는 어떤 세상이 존재하고 있을까? 우리가 그리고 꿈꿔 온 세상이 거기 있을까? 그들은 말한다.
“여기, 길이 있다. 우리가 가지 않은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