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젠더의 렌즈로 클로즈업된 일상과 사회
우리에게 젠더는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젠더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의 첫 번째 대답으로 아마 생물학적인 성(sex)과 사회적인 젠더(gender)를 비교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완벽한 대답이 아니다. 성에 대한 관념도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가슴이 있는 남자가 있는가 하면 수염이 나는 여자가 있으며, 난소와 고환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다. 이들을 단순히 남자 또는 여자로 분류할 수 있을까. 이처럼 남녀 이분법의 여러 기준들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그에 관한 생각은 사회적으로 길들여져 있다. 우리는 ‘정상’에 대한 믿음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제 렌즈를 갈아 끼우고 세상을 다시 바라보자. 이전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라는 명목하에 한 번쯤 경미하게나마 겪는 거식증, 자신을 실제보다 뚱뚱하다고 여기는 신체 이미지 왜곡 증후군(BIDS), 지나치게 외모에 집착하는 신체 변형 장애(BDD), 아시아계 여성들에게서 두드러지는 쌍꺼풀 수술, 에스트로겐 치료약을 찾는 폐경기 여성 등의 다양한 사례에서 젠더와의 연결 고리를 찾아볼 수 있다.
성범죄와 성매매뿐 아니라 국가기구의 성격이나 여성의 공직 진출까지 관통하는 주제도 젠더이다.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에 대한 인종차별적 공격은 언론에서 신중하게 다뤄진 반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여성비하적 공격은 언론의 주목조차 받지 못했다. 언론에서 세라 페일린과 낸시 펠로시가 단골로 받았던 질문도 엄마와 정치인의 역할을 병행할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또한 생계가 어려운 여성 가구주 가정이 인신매매와 같은 극단적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는 ‘빈곤의 여성화’, 생명과 직결되는 군사 언어에 온갖 섹스 용어가 난무하는 현상도 젠더의 렌즈를 통하지 않으면 정확히 응시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물론 남성도 몸과 권력으로부터 소외될 수 있다는 점, 페미니즘 이론의 역사에 드리운 서구 중심주의의 그림자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