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최초 퓰리처상 소설 부문 수상 작가 제임스 앨런 맥퍼슨
가치관의 충돌을 보여주는 현재의 이야기
인종보다는 인간의 본질을 곱씹는 12편의 단편소설
제임스 앨런 맥퍼슨은 ‘흑인’에 대한 편견의 족쇄를 벗고 문학적 성취를 일구어낸 작가다. 그는 분노만을 대물림하던 기존 흑인 작가들의 타성을 벗어낼 수 있었고, 첫 소설집 『외치는 소리』를 발표해 랠프 엘리슨으로부터 “생명력을 잃어간 흑인 문학에 대한 외침” “가장 재능 있는 미국 작가 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았다.
1978년 흑인 최초 퓰리처상 소설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행동반경』은 제임스 앨런 맥퍼슨이 『외치는 소리』로 데뷔한 지 9년 만인 1977년 발표한 책이다. 12편의 단편이 담긴 이 책으로 그는 미국의 탁월한 단편 작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 책에서 맥퍼슨은 노예제와 세계대전을 겪은 ‘고전적’인 흑인 세대가 아닌 동시대의 인간을 관찰한다. 흑백이 덩어리져 살아가는 도시에서 개인이 겪게 되는 문제들, 즉 인종이라는 거대 담론에 밀려나기 일쑤인 계층, 성별, 종교, 가족, 출신지 등 다양한 문제를 소설에 담아내는데, 일상의 단면을 날것 그대로 제시해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열어둔다.
등장인물들이 겪는 문제는 위선, 배신, 기만, 질투, 수치, 우월감 등에서 촉발된 것이기에 흑인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인종적, 사회적, 문화적 차이로 다른 신념들과 부대껴야 하는 그들의 혼란과 태도는 인간의 본질에 맞닿아 있다. 인종과 가치 들이 혼재하는 미국에서의 삶이란 편견과 충돌과 혼란을 껴안아야 하는 것임을, 인종보다는 인간적 고민이 뒤따르는 것임을 12편의 사실적인 이야기로 보여준다. 완결성이 뛰어난 스토리와 군더더기 없는 문장, 피부색 이면을 고찰하는 성숙한 시선이 이 책에 문학적 무게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