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그린 사람들의 연대기
고대에서 현대까지 연표가 누구에 의해, 언제, 어떻게, 어떤 역사관과 세계관, 상상력에 기초해 변해왔는지를 살피고 있다. 특히 역사를 시각적으로 표상한 ‘시간 지도’에 초점을 맞춰 연표의 역사를 정리하고 분석하고자 했다. 연표는 역사를 기록하는 단순한 보조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세계관과 지식, 창의성과 기술이 축적된 하나의 분야로 여긴 것으로부터 출발했으며, 그 형식과 역사를 본격적으로 연구하여 제대로 정리한 책이다.
대니얼 로젠버그와 앤서니 그래프턴은 선 모양의 시간의 흐름을 따라 서구의 고대와 중세, 근대, 오늘날을 종횡무진 오가며 연보, 계보나무, 물의 흐름 도표, 지도, 통신 차트, 통계 그래프, 공공 기념물, 미술관의 웹사이트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시각적 표상에 대해 꼼꼼하고 독창적인 해석의 잣대를 들이댄다. 그리스 최고의 석판 연표, 길이 16미터에 이르는 차트 등 그 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300여 장의 도판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시간 지도’의 탄생과 변천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간 지도 위에서 우리는 당대인들이 자신들의 현재와 과거와 미래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품고 있었는지를, 어떠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어떠한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고 믿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