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의 2/3를, 신장 하나를 떼어낸 그들
생존기증자, 무사합니까?
생존기증자 장기기증은 항상 미담으로 다뤄진다. 병원과 미디어가 전파하는 그 미담은 사회 전반의 관점을 한쪽으로 기울여놓았다. 생존기증자 장기기증의 이면에 숨겨진 윤리적 타당함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없다. 생존자 장기기증이 진짜 미담이 되기 위해서는 윤리적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윤리적 과정은 투명한 정보 공개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기증자들이 사전에 병원으로부터 얻는 정보는 의사결정을 하기에 충분치 않다. 기증 후 삶의 질 변화, 후유증이나 합병증과 같은 정보가 ‘체계적으로 비지식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와 그의 남편은 수술 예정 시간 전 12시간 동안 두 명의 의사와 그의 가족들을 붙잡고 질문과 토론과 호소를 이어나간다. 그들의 대화 속에는 생존기증자들이 겪는 무거운 갈등, 기증자는 무사할 것이라 안일하게 예측하는 의료진의 무심함, 의료진의 안일한 예측을 믿고 기증후보자의 고심을 과소평가하는 가족들의 이기적 애정에서 비롯된 말들이 치열하게 오고 간다. 12시간에 걸친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 『나는 생존기증자의 아내입니다』 안에는 생존기증자들이 수술 결정 과정에서 겪는 고뇌가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