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수 시인이 그의 여섯 번째 시집 『들꽃은 변방에 핀다』(문학들 刊)를 펴냈다. “산을 짊어져도 무겁지 않고/바다가 갈라져도 두렵지 않구나.” 이번 시집의 서시라고 불러도 좋을 「내 마음의 서」 의 일부다. 이 도저한 시구가 단순한 시적 수사를 넘어 공명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변방으로 오라/들꽃은 변방에 피어난다”라는 당당한 시구도 그렇다. 박 시인은 오랜 세월을 “숙명적으로 제도권 밖에서 이방인의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그가 “걷다가 넘어져 눈 더미에 무릎을 꿇어 보지 않고서는/겨울을 이야기하지 말자”라고 하거나 “참나무 등걸처럼 갈라진 손등으로 눈을 헤치며/세상 밖으로 길을 내 보지 않은 사람은/ 아직 겨울을 나지 않은 사람이다”(「겨울 묵시록」)라고 노래할 때, 그것은 시적 수사 그 이상의 표현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