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미뢰 깊숙이 박혀 있는 추억의 맛이 있다. 때로 그 맛은 구체적인 음식으로 표현되는가 하면 기억과 기억 사이의 가교로 존재하기도 한다. 여기, 맛을 더듬어 추억을 그려낸 여자가 있다. 오랫동안 음식 잡지 『쿠켄』 기자로 일하면서 접하게 된 맛들은 그녀의 잠자던 추억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그 속에는 잊고 있던 가족의 모습, 지금은 희미하게 남은 첫사랑, 그리고 외롭고 쓸쓸하게 방황하던 젊은 날의 자신이 있었다. 때론 눈물겹고 때론 비루한, 그러면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 다짐하던 자신을 지켜준 맛의 편린을 모아 추억의 뷔페를 차려냈다. 음식의 기억으로 그려낸 그녀의 자화상, 『바나나 우유』다. 가족, 사랑, 일상, 그리고 여행이라는 주제로, 하나의 이야기마다 추억의 음식이 곁들여진다.
저자소개
흰 국숫발이 널려 있는 국숫집이 있고, 나무 궤짝 가득 생선이 쌓인 어묵집과 새벽부터 떡 뽑느라 불빛이 훤한 떡집, 닭장에서 꺼낸 닭을 커다란 무쇠 솥에 넣고 튀겨내는 통닭집이 있던 동네에서 달콤한 유년을 보냈다. 그런 유년을 지나 씁쓸하고 쌉쌀하고, 짠내 나고, 쩐내 나는 시간들을 맛보며 서서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오랫동안 음식 잡지 기자로 지냈으며, 지은 책으로는 『이 골목에 가득한 행복』 『갖고 싶은 부엌 알고 싶은 살림법』 『수상한 주인장』 『내겐 너무 가벼운 레시피』(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