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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만이라도
글쓴이
황동규 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20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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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일명 '국민 연애시'라고 할수 있는 '즐거운 편지'의 작가. 등단작인 '즐거운 편지'로 주목을 받았지만 안주하지 않고, 쉼 없고 경계 없는 사유로 발전을 거듭해온 시인이다.

본관은 제안(濟安)이다. 1938년 평안남도 숙천(肅川)에서 소설가 황순원(黃順元)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946년 가족과 함께 월남해 서울에서 성장했다. 1957년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에서 영어영문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66∼1967년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1968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강의했다. 1970∼1971년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1987∼1988년 미국 뉴욕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와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58년 서정주(徐廷柱)에 의해 시 「시월」 「동백나무」「즐거운 편지」가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초기에는 사랑에 관한 서정시가 주로 썼지만 두번째 시집 『비가(悲歌)』(1965)부터는 숙명적 비극성을 받아들여 구체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1966년에는 정현종(鄭玄宗) 등과 함께 동인잡지 『사계』를 발행했다. 1968년 마종기(馬鍾基), 김영태(金榮泰)와의 3명의 공동시집 『평균율 1』을 출간하고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열하일기』『전봉준』『허균』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변화를 시도했고 이러한 변화는 1970년대로 이어져 모더니즘으로 자리잡았다. 시집 『삼남에 내리는 눈』(1975)에 대한 문학평론가 김병익은 “초기의 고뇌에서 자기 삶의 내부로 비극의 비전을 비쳤던 그는 차츰 자기 밖의 세계에 대한 인식의 확대를 수행하면서 민족의 약소함과 황량한 우리 삶의 풍경을 묘사했고 이 참담한 상황을 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 힘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무력감을 표명했다. ... 그의 사랑은 이웃으로 번지고 드디어는 삼남 - 이 가냘픈 한국과 그곳에서 괴로이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로 확산되었다.”라는 평을 하고 있다.

시집 『악어를 조심하라고?』(1986)는 실험정신이 돋보이는데 이 시집에서는 지적 시선에 의한 상상력의 조형이라는 단계를 뛰어넘어, 시인이 이 세계의 존재성과 거기에 얹혀 살아야 하는 인간의 운명적 구조를 투시하면서 그것들과 친화와 역설의 이중적 얽힘을 그의 언어로써 새로이 구성해내고 있다. 1995년 『현대문학』에 연작시 「풍장 70」을 발표하면서, 1982년에 시작한 연작시가 마감되었다. 황동규 시인의 죽음관에 대해서 대면할 수 있는 이 시집은 독일어판으로도 번역되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가을에 가장 눈부신 은행잎처럼
절정에 매일 다가서는 삶과 노래

거듭나고 성장하는 시인 황동규 열일곱번째 시집


마지막 시집이라고 쓰려다 만다.
[……]
내 삶의 마지막을 미리 알 수 없듯이
내 시의 운명에 대해서도 말을 삼가자.
- 「시인의 말」에서

시인 황동규의 신작 『오늘 하루만이라도』(문학과지성사, 2020)가 올가을 당신을 찾아간다. 『사는 기쁨』 『겨울밤 0시 5분』 등의 근작을 통해 노년의 깨달음을 솔직한 시로 전해오며, “한 개인의 정신이 어떻게 형성되고, 현실과의 진정한 접촉을 통해 어떻게 아름답게 성숙해가는가를 보여주는 예”(문학평론가 이광호)라 불렸던 그가 4년 만에 새로 묶어낸 시집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에는 78편의 시와 더불어 황동규 시 세계의 이해를 돕는 시인 본인의 산문 두 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집의 볼륨감만으로도 시 쓰기를 향한 황동규의 여전한 열정과 근면이 엿보인다.

1956년 19세의 나이로 「즐거운 편지」를 쓴 이래 64년간 시의 집을 짓고 부수길 반복하며 지내온 생이었다. 이번 시집의 「시인의 말」에서 “마지막”이라 쓰려다 마는 시인의 마음은, 시를 놓지 못하는 집착이 아니라 삶과 시의 운명을 순리에 맡기겠다는 수용의 다짐에 가깝다. 여전히 청청한 정의감과 이상향을 꿈꾸는 시적 자아와 현실에 발붙인 냉철한 현실의 자아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도록 하는 황동규의 시. 날카로운 송곳 위에 반듯이 선 듯한 균형감 있는 그의 서정은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오늘도 읽는 이를 매혹한다.

황동규 시에서 ‘거듭남’의 시간은 미묘할수록 아름다웠고, 리듬은 중력을 잊은 것처럼 분방해졌다. 이 연극성과 음악성이 시 쓰기의 ‘수행성’이었다. “은행잎 하나 날아 들어”와 “손바닥에 올려놓는” 장면은 “떨어지기 직전 필사적으로 아름”다운 시간이다. 오래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무거운 발걸음의 위층 남자의 미소를 만난 우연한 순간, 「볼레로」처럼 “발걸음 바꿔가며 올라가보자”라고 다짐한다. 이 선언은 발화 자체가 행위가 되는 수행문이다. 이 수행문이 삶의 순간을 극적으로 바꾸며, 작은 현재를 홀연히 ‘무한’으로 옮겨놓는다. 시는 발걸음의 변속을 통해 삶의 감각을 재연주한다. “한 층은 활기차게 한 층은 살금살금, 한 층은 숨죽이고 한 층은 흥얼흥얼”. 그리하여 “노을의 절창”은 끝없이 변주된다. (이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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