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적 황무지를 개척하다!
‘사회 정책’을 다룬 우리나라 최초의 책
최익한 전집의 두 번째 책으로 펴내는 《조선 사회 정책사》는 부제인 ‘우리나라 사회 구제 제도에 대한 역사적 고찰’에 걸맞게 우리나라 구제 제도를 역사적·종합적으로 평가한 책이다. 지은이 최익한은 한학과 근대사회과학의 소양을 겸비한 국학자로 역사학계에서 평가된다. 특히 다산 정약용을 다루는 ‘다산학’ 분야에서는 가장 뛰어나다고 인정받는다. 그중에서도 정약용을 포함한 실학파 전체를 집대성한 《실학파와 정다산》(최익한 전집 1)이 가장 대표적이긴 하지만 이 책 《조선 사회 정책사》도 재해, 진휼, 환곡 등 ‘사회 정책’을 다룬 우리나라 최초의 책으로서 의미가 크다.
이 책은 최익한이 1940년에 신년 기획으로 1월 1일부터 3월 5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한 ‘재해와 구제의 사적 단편관’과 다음 해 잡지 《춘추》에 실은 ‘조선의 후생 정책 고찰’(2권 11호, 1941년 12월), ‘한재와 그 대책의 사편’(3권 9호, 1942년 9월) 등을 묶어서 1947년 간행한 것이다. 시중에 출간된 책을 기준으로 본다면 최익한의 첫 번째 책이고, 사회 정책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책이다.
그중 《동아일보》에 연재한 ‘재해와 구제의 사적 단편관’은 처음으로 우리나라 구제 정책을 통사적으로 정리한 글이다. 이는 이전 일제강점기의 총독부가 펴낸 자료와는 달리 우리 입장에서 우리 역사 전반을 다루면서 전통 사회의 사회 구제 제도를 정리한 것이다. 그리고 책이 처음 출간된 1947년은 해방 초로서 정치적, 사회경제적 혼란과 해외 귀환 이재민 등으로 사회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당시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야 할 미군정은 사회 구제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이런 주변 환경도 이 책이 출간되는 데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