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으로 늘 변방에 있었다”(‘시인의 말’)는 자기고백은 이 시집 전체를 가로지르는 핵심적인 정서에 해당된다. 변방에 사는 존재만이 변방에 사는 존재를 보고, 느끼고, 노래할 수 있다. 이는 어찌 보면 동어반복 같아 보이지만, “온몸이 질문”이 되기 위해서는 “무수한 반복의 흔적”을(「종이는 온몸이 관절이다」) 가져야 가능하기에 반복 자체를 경원시해서는 안 된다. 반복이 삶을 나아가게 하는 반복인지, 뒷걸음질치게 하는 반복인지가 중요하며 당연히 김영서 시인의 시는 삶을 나아가게 하는 반복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