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는 초콜릿을 지나칠 정도로 좋아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초콜릿을 입에서 떼지 않지요. 앞니까지 썩을 정도로 초콜릿을 사랑합니다. 당연히 윤미의 생일 파티는 달콤한 초콜릿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향기롭고 달콤하긴 하지만 그다지 건강하지 않은 세계이지요. 그런데 이 세계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 셀미나가 갑자기 짠하고 나타납니다. 쇼핑백 봉투를 뒤집어쓰고요. 그 순간 초콜릿 세계에 균열이 일어납니다. 윤미와 친구들을 가두고 있던 초콜릿의 세계가 건강한 놀이의 세계로 반전되는 극적인 장면이지요. 일러스트레이터 오승민은 바로 이 열여덟 번째 장면, 초콜릿 세계가 붕괴되면서 즐거운 놀이의 공간으로 변화하는 순간을 실감나게 표현합니다.
‘봉투루다(봉투 외계인)’로 변신한 셀미나가 등장하자 친구들은 초콜릿을 먹는 것보다 놀이가 더 즐겁다는 것을 즉각적으로 느낍니다. 뿐만 아니라 윤미의 꽁했던 마음도 풀어집니다. 셀미나가 윤미를 초콜릿 “공주”라고 말해 주었기 때문이지요. 다 함께 극장에서 〈토라 박사와 우주 공룡〉을 보면서 어울리는 스물한 번째 장면은 이 작품의 클라이맥스로, 화면을 뚫고 나올 만큼 행복한 에너지로 가득합니다. 봉투 놀이를 통해 친밀해진 아이들이 영화 속 ‘우주 공룡’과 함께 뛰어노는 상징적인 장면인데, 텍스트 없이 그림으로만 아이들이 느끼는 즐거움을 극대화하여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도 진한 감동을 남깁니다. 달콤한 초콜릿 성에 마음을 빼앗겨 셀미나를 따돌리는 편에 섰던 영재는 미안해하면서도 차마 사과할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그런데 셀미나가 말하지요. “너는 변덕쟁이야!”라고요. 이 한 마디에 영재는 비로소 용기를 내고, 큰 소리로 셀미나에게 사과합니다. “진짜 진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