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환상추리소설 『메두사』는 합리주의와 과학주의로도 설명할 수 없는 터부와 미신에 얽힌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노우에 유메히토의 작품 메두사는 현대사회의 견고한 합리성과 이성 중심주의 사이의 균열을 뚫고 떠오르는 금기, 신비적인 것들에 대한 공포감을 정밀하게 포착해낸다. 알 수 없는 진실에 다가서려는 주인공의 힘겨운 노력을 비웃으며 영혼을 잠식하는 불가항력적인 힘의 존재에 독자들은 불안의 심연으로 빠져들고 만다.
미스테리 호러의 선구자 이노우에는 항상 미지의 형벌의 세계를 선택한다. 그리고는 우리들을 그 앞에 존재하는 불안하면서 달콤한 세계로 이끌어낸다. 이유없이 뱃속에서부터 물밀 듯 밀려오는 공포감과 그것을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 의식의 이율배반에 흔들리며 느끼는 어떤 안도감. 애써 외면하고 의식의 불안감 속에서도 차분한 평화와 알 수 없는 허무를 느끼게 된다.
새로운 형식, 놀라운 결말,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게 만드는 세기말 추리소설 메두사를 읽는 것은 분명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