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겐』은 원폭을 실제로 체험한 필자가 이 세상 사람들에게 핵의 파괴력, 인류를 전멸케 하는 핵의 공포를 알리기 위해 내놓은 작품으로서 반전, 반핵, 평화를 주제로 하는 만화이다. 아버지와 누나, 동생이 집채에 깔린 채 불길에 휩싸여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저자의 체험이었기에 도저히 상상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원폭의 실제 상황이 아주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br></br>그러나 이 책의 주제가 반핵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장점이 있다. 평등과 박애 사상을 생활의 신조로 삼아 열심히 사는 주인공 겐의 아버지는 몇 안 되는 부자들을 위해 대다수 가난한 서민들을 죽음과 빈곤으로 내모는 전쟁에 반대한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비국민이라는 꼬리표와 이웃의 따가운 눈총, 경찰의 조사, 그리고 감옥이었다. 또 그의 다섯 아이들도 학교나 공장, 동네에서 비국민 자식으로 손가락질과 누명을 뒤집어쓰기 일쑤였다. 전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모른 채 대일본제국이라는 허울 아래 전쟁에 미쳐가는 소시민들의 모습과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자식의 목숨마저 천황을 위해 바치는 걸 영광으로 여기기까지 하는 전쟁의 비인간성, 그리고 아시아를 침략한 일본의 죄상을 남김없이 보여주는 데 이 책의 진솔함이 있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