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희년’ 선포는 시대의 요구
가톨릭 교회는 순교자들이 흘린 피로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대교회도, 한국 교회도 순교자들의 피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도 이야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된 다양한 형태의 소외와 불평등, 불의와 차별은 그 옛날 희생과 헌신을 온몸으로 보여 주었던 김대건 신부와 순교 선조들의 모범을 무색하게 만든다. 지금 이 시대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순교 영성을 익히고 살아내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1년 김대건 탄생 200주년을 맞아 한국 천주교회가 ‘김대건 희년’을 선포한 것과 이에 맞춰 희년 준비서를 출간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한국 천주교회는 이번 희년의 주제를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라 정했다. 이 문구는 1846년 8월 26일에 김대건 신부가 페레올 주교에게 보낸 옥중 서한에 들어 있는 것으로, 당시 김대건 신부는 관아에 체포돼 심문을 받던 중에 관장이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라고 묻자, 이에 망설임 없이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 하고 답했다고 한다. 170여 년 만에 소환된 이 물음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다. 이 물음 앞에서 나는 망설임 없이 천주교인이라고 답할 수 있을까? 과연 나는 지금 순교자의 후손으로서의 걸맞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 한국 주교단은 이 물음을 통해 김대건 신부가 지녔던 확고한 믿음을 오늘날 우리로 하여금 되새기도록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