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는 발랄함으로 ‘지금 이 시대의 시’를 쓰는 시인 박상수의 첫 시집 『후르츠 캔디 버스』가 14년 만에 새 옷을 입는다. 두번째 시집 『숙녀의 기분』(문학동네, 2013)에서 미처 숙녀가 되지 못한 ‘숙녀’의 굴욕 탐사기, 세번째 시집 『오늘 같이 있어』(문학동네, 2018)에선 폭력과 부조리의 세계에 내던져진 사회 초년생의 좌충우돌 적응기로 달려왔던 이 ‘비성년’들에게도, 보다 어리고 더욱 풋내 나는 미성년의 시절이 있었을 터. 이 시집 『후르츠 캔디 버스』는 소녀였던, 소년이었을 그들의 성장기다.
이 첫 시집의 발간에 부쳐, 김혜순 시인은 박상수를 두고 “새 얼굴, 새 목소리” “우리 시단에 또 하나의 새로운 밑그림”이리라 예견했다. 시인이자 평론가 권혁웅은 “박상수의 시는 다정하면서도 황홀하고 박상수의 비평은 섬세하면서도 엄정하다” 평했으니, 시인은 ‘우리 세대의 시’를 읽어내는 예리한 비평가이기도 하다. 언제나 제 역할 제자리에서, 새 얼굴 새 목소리 입는 일에 이토록 능수능란한 시인. 집요하고 치밀한 시선, 동시에 능숙하고 태연한 몸짓의 ‘되어-보기’. 그 색색깔의 알맹이들을 다시 한번 『후르츠 캔디 버스』에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