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에 바치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헌사
미국을 넘어 세계의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우리에게 『모비 딕』은 여전히 다가가기 어려운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너무 길고 곁가지가 돌아버리게 많아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나 『위대한 개츠비』 등 미국의 고전으로 간주되는 많지 않은 소설들 가운데서 가장 덜 읽히는 책”이 바로 『모비 딕』이다. 그러나 그는 『모비 딕』에 대해 “어떤 문학작품보다도 풍부한 뉘앙스가 담긴 어조로 쓰였다. 속을 털어놓듯, 농담을 하듯, 그러다가 또 웅변조로, 터져 나오는 달변으로 쏟아져 성층권까지 치솟으면서도, 땅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어찌나 백과사전적이고 세밀한지 외계인이 이 책을 토대로 19세기 중반 지구에 존재했던 포경업을 재구성해낼 수 있을 정도”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멜빌이 『모비 딕』을 탈고한 후 너새니얼 호손에게 보낸 편지에서 제목을 딴 이 책 『사악한 책, 모비 딕』(원제 Why Read Moby-Dick?)은 『모비 딕』을 읽기 전후에, 혹은 『모비 딕』과 더불어 놓고 읽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다. ‘돌아버릴’ 정도로 많은 ‘곁가지’에 담긴 의미를 하나하나 드러내고 밝히는 동시에, 독자가 자연스럽게 『모비 딕』이라는 위대한 소설에 도전할 수 있도록 고무하고 격려하는 최상의 입문서이자 그 자체로 빼어난 문학 에세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