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문희 시인의 시 쓰기는 발명보다는 발견에 가깝다. 새로운 언어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 사태의 이면에 담긴 혹은 사물과 사태에 스민 시적인 것/시적인 순간을 마음의 눈으로 찾아내어 그것을 백지에 옮기는 것이다. 그러니 ‘언어가 태어나려는 순간, / 백지는 그 처음을 받아내려는 산파’라는 그의 말은 그의 시를 읽어내는 중요한 단서다. 그에게 있어 시를 짓는 기술은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적인 순간을 포착해내는 심안(心眼)이 더 중요해 보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측은지심, 이타심이 자리하고 있다. ‘아버지에게서 물의 상처를 발견하는 것’(「물의 상처」)도, ‘꽃이 피는 것으로 몸의 아픈 말’(「꽃, 피다」)을 대신하는 것도, ‘사루비아 그 붉은 꽃에서 쳐죽일 놈의 세상’(「하필, 사루비아」)을 끄집어내는 것도 그래서 가능한 일이겠다. 『고흐의 마을』에는 새로운 말이 아닌 시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 「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