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이후’의 한국사회, K-민주주의의 실체를 성찰하다얼마 전 우리말로 번역된 『어셈블리―새로운 민주주의 질서』의 저자 네그리와 하트는 2010년대에 들어 전 지구적으로 이어진 민주주의 투쟁의 중요한 고리로 촛불항쟁을 꼽고는 “한국의 사회투쟁들이 보인 끈기와 독창성에 오랫동안 감탄하며 바라봤다”면서 “이 투쟁들이 우리가 공유하는 미래를 위해 어떤 새로운 교훈을 가르쳐줄지 배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로 ‘촛불’은 오늘날 한국(‘K’) 민주주의의 요체가 담긴 대상이며 세계적인 주목 대상임은 분명하다.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K방역’의 성공과 ‘촛불’에 공통된 어떤 것들이 있는가? 그것은―의료계를 위시한―몇몇 분야의 세계 최고의 실력과 공동체를 위한 헌신적 노력,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문화, 공공서비스 노동자들의 희생, IT 하이테크에 기반한 속도와 접속의 밀도, 자유주의적인 정부,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민주적 참여 등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요소들과 맥락이 함께 구성하고 있는 한국 문화정치를 ‘K-민주주의’라 부르고, 그 속내를 다루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것을 국가, 근대성, 자유, 개인 같은 추상적인 큰 개념으로 프레이밍하기보다는 2016/17 촛불항쟁을 위시하여 지난 몇 년간의 시공간에 나타난 구체적인 양상을 통해 살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