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를 바라보는 아버지에게 보내는 딸의 마지막 선물
13년째 대기자만 150여 명인 요리교실, 구르메 레브구헨을 운영하는 귀화 한국인 나카가와 히데코. 그는 요리를 매개체로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다. 그의 요리교실이 꾸준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요리를 만들며 문화와 추억 이야기를 듬뿍 쏟아붓기 때문이다. 음식을 앞에 두고 맛을 품평하기보다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히데코 요리선생. 오랜만에 에세이와 레시피가 풍성하게 담긴 책을 출간했다. 이번 책에는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와 두 사람이 함께 만든 레시피를 담았다.
히데코 요리선생은 요리교실 문을 열고 한참 동안 부모님께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 특급 호텔인 임페리얼 호텔의 프랑스 레스토랑 셰프로 일하며 너무나 바빴던 아버지, 여자대학교 영양학과를 권한 어머니에 반발해 스페인에서 번역가이자 기자로 첫 경력을 시작했던 저자이다. 그런데 마흔을 넘어 결국은 ‘요리’로 돌아왔노라고 고백하기 어려웠단다. 하지만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별다른 말 없이 자신의 60년 요리인생이 담긴 칼 세트와 빛바랜 레시피 노트를 딸에게 보냈다.
이제 10여 년 만에 딸이 아버지에게 ‘레시피 노트’를 보낸다. 아버지의 60년된 레시피에 히데코의 10년된 노하우를 더해 재정리한 책으로 말이다. 70년짜리 요리 비법과 추억이 담긴 책이다. 그리고, 90세를 바라보는 아버지에게 딸이 보내는 최고의,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