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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여성관음의 탄생 - 한국 가부장제와 석굴암 십일면관음
글쓴이
김신명숙 저
출판사
이프북스(IFBOOKS)
출판일
2020년 8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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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신명숙

가부장제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성적 신성이 되살아나야 한다는 신념으로 여신학(Goddess Studies) 분야를 홀로 개척하고 있는 연구자. 최근까지 대학에서 강의했고,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여신 전통과 유산을 연구하고 있다.

10대부터 영적인 문제와 세상 문제 모두에 관심을 두고 살아왔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화두로 살다 보니 30대에 페미니스트가 되었고, 40대 중반에 여신을 만났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를 알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했고, 50대 초반에 국내 최초로 여신학 분야의 박사논문도 썼다. 지은 책으로 『여신을 찾아서』, 『여성관음의 탄생』 등이 있다.

책 소개

분야세계의종교
관음이 품은 여신, 여신이 바꾼 관음.
석굴암 십일면관음을 관통하는 신비롭고 파워풀한 한국 여성관음의 역사.

“관세음보살은 남성일까?, 여성일까?, 트랜스젠더일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도서는 처음부터 신의 성별을 문제삼는다. 신의 성별은 세계적으로 남성적 신성이 문제로 부각되고, 신성의 젠더균형이 이슈가 되면서 큰 조명을 받고 있는 주제다. 그리고 이 책을 탄생시킨 콘텍스트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국 여성관음의 역사를 최초로 탐색해 나간다.

제1부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관음의 성에 대해 소개한다. 인도에서 남성이었던 관음은 중국에 들어와 여성으로 변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도 유사하다.
그런데 동아시아에서 여성화된 관음은 미국으로 건너가 20세기 후반에 또 한번의 변화를 겪었다. 그들의 문화적 변동 속에서 여신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 여신관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여성적 관음과 질적으로 다르다. 이 흥미로운 역사적 변전과정들이 소개돼 있다.

제2부에서는 한국 여성관음의 역사를 불교 전래 이후 현재까지 통시적으로 고찰한다.
관음이 여성화된 저변에는 여신이 중심에 있던 토착신앙이 자리하므로 우선 고대 한국의 여신신앙에 대해 소개했다. 여신신앙의 내용과 상징들, 중요한 여신들과 여사제 전통 등을 개괄적으로 설명했다.(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018년 5월 출간된 저자의 책 『여신을 찾아서』에 담겨 있다).
한국에서 관음이 여성화되기 시작한 시기는 불교전래 초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삼국유사』에는 문무왕 대에 처음 나타난다. 그런데 신라의 관음은 여성관음이라고 할 정도로 여성화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토착신앙의 여신들이 갖는 특성을 공유한다. 신라의 관음상들 중 가장 여성적인 것은 여성미의 극치라는 평가를 받는 석굴암 십일면관음상이다.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여성관음은 금강산 보덕굴의 보덕각시다. 그녀와 관련된 설화를 소개하고 분석했다. 그리고 양성적이거나 남성적인 관음으로 알려진 수월관음도가 실질적으로는 여성적 신성을 담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조선시대의 여성관음은 과 그것의 이본인 소설 『안락국전』 그리고 소설 『사씨남정기』 등을 통해 설명했다.

한국관음의 전생인물인 의 원앙부인.
그녀의 정체를 추적하다 만난 석굴암.
본존불과 십일면관음의 모델이 원효와 요석공주일 가능성을 최초로 제기한 문제작!

제3부에서는 한국관음의 유일한 본생담인 을 집중탐구하고 석굴암과의 관련성을 밝혔다. 1장과 2장에서는 의 내용을 소개 분석하고, 주인공 중 하나인 사라수왕을 원효와 비교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사라수는 원효의 상징 중 하나다. 사라수왕의 가족구성과 원효의 가족구성도 같다. 또 은 국내창작물이고 이후 유례없이 다양한 장르로 파생되며 엄청난 대중적 영향력을 미쳤다. 한국문화에서 원효가 차지했던 대중적 영향력과 유사하다.
이상의 사실들을 실마리로 사라수왕이 원효를 모델로 창작된 인물일 가능성을 원효의 행적을 추적하며 탐구했다. 그 결과 여러 근거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정도 추론 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이어서 석굴암을 들여다 보았다.
왜냐하면 놀랍게도 에 전생이 소개된 불보살·나한들과 석굴암에 모셔진 불보살·나한상들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석굴암에 봉안된 존상들의 구성이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지 찾아내지 못했다. 그만큼 독창적인 구성이고 배치다. 그런데 과 석굴암은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과 같다.
그렇다면 석굴암의 본존불도 원효와 관련돼 있을까? 이 점을 밝힐 수 있다면 사라수왕이 원효를 모델로 창작된 인물이라는 추정이 큰 힘을 얻게 된다. 그리고 본존불이 원효불임을 추정해낼 수 있다면 십일면관음은 요석공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석굴암은 가만히 들여다 보면 본존불이 원효불일 가능성을 여러가지로 보여준다.
7장에서 그 근거를 다섯가지로 제시했다. 그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석굴암이 무덤형태로 지어졌다는 사실이다. 석굴암은 횡혈식석실분 형태 위에 봉토를 덮어 전체적으로 커다란 무덤처럼 보인다. 현재는 입구에 목조건축물을 세워 놓아 느끼기 힘들지만 조선 후기 석굴암을 방문한 사람들은 석굴암을 소릉(小陵)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무덤같은 굴 속에 들어앉은 본존불은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을 때의 모습인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다. 무덤 속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원효를 연상시킨다. 특히 원효는 신라인들에게 석가모니같은 존재로 숭앙되었다. 그는 사라수(석가가 열반에 들 때 사방에 있었던 나무) 아래서 태어났고 사라사라는 절을 지었다. 신라의 석가로 여겨진 원효가 무덤을 본뜬 석굴암에 본존불로 봉안된 것같다(승려이자 거사였던 원효는 에서 사라수왕(아미타불의 전생)과 광유성인(석가불의 전생) 두 인물로 나뉘어 형상화되었는데, 석굴암 본존불 역시 석가불과 아미타불의 성격을 함께 갖추고 있다).
지면상 생략하지만 나머지 네 가지 근거들도 본존불이 원효를 표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설득력 있는 것들이다. 그 중 하나는 석굴암 주실에 서 있는 돌기둥이다. 이는 원효의 “자루 없는 도끼” 노래에 나오는 “하늘 바칠 기둥”(아들을 의미)으로 해석된다.
중국인들은 낙양의 용문석굴 봉선사에 모셔진 본존불(7세기 후반)이 당의 무측천을 모델로 했다고 전한다. 또 일본 법륭사의 유명한 구세관음상도 백제 위덕왕이 아버지인 성왕을 그리워 해 그 모습을 본 따 조성한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 본존불이 원효불일 가능성에 힘을 주는 사례들이다.
8장에서는 석굴암이 무엇보다 아들을 얻으려는 경덕왕의 기원에 의해 건립되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미 학계 일부에서 나온 주장인데 추론을 훨씬 더 구체화했다. 설총의 아버지인 원효는 아들생산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가진 인물이다. 불교가 아니라 민중문화의 차원에서 그렇다. 그 흔적은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경덕왕 당시 원효는 가부장제 부계혈통의 상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주체적인 신라불교를 선언하기 위해 신라의 부처인 원효불을 봉안한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했다. 석가모니만 보리수 아래서 깨달은 것이 아니라 원효도 무덤 안에서 깨달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런데 석굴암의 건립목적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삼국유사』의 기록과 다르다. 10장에서는 그렇다면 왜 김대성이 석굴암을 창건했다는 설화가 만들어져 전하게 됐는지를 당시 신라의 정치적 격변상황을 분석하며 설명한다. 그리고 11장에서는 서사가 석굴암을 근거로 언제쯤 창작됐을지 추정해 보고, 그 이야기가 대중에 유포되면서 한국의 종교문화 전반에 미친 중대한 영향을 살펴본다. 그것은 여성적 신성에서 남성적 신성으로의 전환이라는 패러다임적 변화였다.
과 석굴암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에 있다. 둘은 한국문화의 고유성과 독창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데서도 공통적이다. 은 다른 나라에서 유사작품이나 모본이 될 만한 것을 찾을 수 없고. 석굴암 또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독특한 석굴사원이다. 또 불교미술사에서 석굴암 십일면관음이 한국 여성관음의 정점을 보여준다면, 의 원앙부인은 불교설화사에서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4부에서는 한국 여성관음의 미래적 가치를 논했다. 불교 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의 성평등한 변화를 위해 그녀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역할수행을 위해 단순히 여성인 관음에 그치는 게 아니라 페미니즘적 맥락의 “여신관음”으로 거듭 태어날 필요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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