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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가는 길 1
글쓴이
정용연 저
출판사
비아북
출판일
2020년 1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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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정용연

1968년생. 멀리 모악산이 바라다보이는 김제 들녘에서 나고 자랐다. 청소년기엔 서울 청량리에서 신문 배달을 했고, 성인이 된 뒤에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 살며 만화와 만화 아닌 일을 함께했다. 기술 문명보다는 사라져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 무너진 돌무더기에서 옛사람들의 삶을 떠올리고, 북한산을 바라보며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곤 한다. 지금은 북한산 국립공원 끝자락인 사패산 아래에서 살고 있다.

[주간만화]에 단편 만화 ‘하데스의 밤’으로 데뷔. 월간 [민족예술], [한겨레]에 만화 연재. 월간 [작은책] 표지그림. 다큐멘타리 만화 [사람사는 이야기]에 ‘나무 이야기’를 그렸고 2012년『정가네 소사』1, 2, 3권을 출간, 이듬해 부천만화대상 우수만화상을 수상했다. 2015과 2016년 한국국학진흥원의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談’과 서울시 홈페이지에 조선 시대를 무대로 한 중·단편 만화를 그렸다.

책 소개

분야역사
2020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다양성만화제작지원 선정작!
조선의 변방 ‘서북’과 역사의 변방 ‘여성’
긴 소외의 역사가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단단한 감동


조선 시대, 시집간 여성이 시댁의 허락을 받아 시집과 친정 중간 지점에서 어머니와 만나는 것을 ‘반보기’라 부른다. 딸이 반을, 어머니가 반을 걸어 가운데에서 만난다. 허락된 시간은 해가 지기 전까지다. ‘출가외인’이라는 말이 당연하던 시대, 결혼한 여성이 원 가족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흔치 않은 기회로 친정 방문을 허락받은 주인공 ‘송심’은 모처럼의 여유를 만끽하다가 연신 종종거리며 일하는 올케를 보고 위화감을 느낀다. 이야기는 그 순간 송심의 내면에서 일어난,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자각에서 출발한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감각. 그 후에도 여전히 ‘시집에선 아무 소리 못 하는’ 송심의 앞에 한자를 막힘없이 읽고 쓰는, 선명한 눈매에 총기가 가득한 동서 ‘숙영’이 나타나면서 송심의 인생은 조금씩 궤도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각자 흘러가는 듯하던 소외의 역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꺾이게 되는 시점은 1권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다. 두 여성의 우정을 잔잔하게 쌓아나가며 감정이입을 끌어내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 방향을 틀어 “홍경래의 난이라는 시대의 격랑” 가운데로 망설임 없이 달려간다. 조선의 변방, 서북에서 차별을 참다못한 홍경래가 난을 일으키고, 역사의 변방으로 밀려나 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그 틈을 가로지르며 교차점을 만들 때, 결과를 아는 이들은 탄식하는 한편 마음 한구석에서 피어오르는 기대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낡은 역사에 렌즈를 낯선 각도로 놓고 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찾아내는 일은 작가가 전작들을 통해 계속 해왔던 시도다. 서사를 따라 겹겹이 놓인 차별의 면면을 살피는 동안 투박한 듯 섬세한 그림체가 어김없이 묵직한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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