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열린시학》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 디카시집 『인생』이 있다. 경남문화예술진흥기금을 수혜하였으며, 세종우수도서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김달진창원문학상, 이병주문학상 경남문인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한국디카시인협회, 한국디카시연구소 공동 사무국장, 백세시대 신문, 미디어시인신문, 경남신문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세계에 대한 의문을 멈추지 않는 살아 있는 유령의 시(詩)
걷는사람 시인선 36번 작품으로 이기영 시집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가 출간되었다. 첫 시집에서 “사라져 가는 시간에 대한 깊은 사유와 민활한 감각”을 선보였던 이기영 시인이 이번에는 “살아 있는, 유령”들의 입을 빌려 버림받은 인간과 단절된 세계를 고발한다. 2020년의 핵심 키워드를 꼽는다면 단연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좀비가 될 것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바이러스 형태로 순식간에 퍼져 인류의 물질 및 정신 세계를 좀먹는다는 것.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하지만 결국은 한계치를 모르는 자본주의에 함몰된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닌가.
이기영의 시편들 속 ‘유령’은 좀비 영화 속 주인공처럼 괴력이나 뛰어난 머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 대한 “의문”을 멈추지 않는 자로서, “뜬눈으로 밤을 보내”(「살아 있는, 유령들?마침표」)며 “익사하지 않아도 모두 빠져 죽는 곳”을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유령이 바라본 세상은 “산 자가 죽은 자의 눈을 파먹”으며 사는 곳, “죽은 자가 산 자를 묻”는 “거대한 묘혈”(「살아 있는, 유령들?살처분」)이다. “밥벌이”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존재를 무화시키는 이 냉정한 세계의 게임은 언제 끝이 날까. “개 같은 날들”에 과연 끝이 있기는 할까.
이기영은 고립과 소외에 방치된 이들의 탄식과 비명을 좇아간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엑스트라, 최저를 리셋하는 계약직 사무원과 파인텍 고공농성자와 그저 지나가는 행인일 뿐인 자의 걸음을. 걸음을 좇다 그가 내뱉은 독백은 “무한의 데시벨을 낳는다. 이기영의 독백은 문장과 문장 사이에 끼이는 잡념이자, 인간과 인간 사이에 틈입하는 소음이다.” 이기영 시인은 “타자의 결여를 독백으로 메꾸어 저만의 세계를 건립한다.”(신동옥 시인의 해설 중) 곧 잊히고 지워지겠지만 그 독백은 귀를 기울인 독자에게는 분명하고도 처절한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