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에 대한 우주적 연민
겸손한 삶의 태도와 타자를 포용하는 인간애
『수필미학』은 2019년 ‘수필미학문학상’을 제정하였다. 수상자를 선정하여 한 권의 작품집을 제작해 주는 것이 시상 내용이다. 현재 문인으로 활동하는 작가에게 출판 기회를 제공하고 평론가를 통해 그 작품 세계의 우수성을 조망해 알리는 데 목적을 두었다. 한 권의 작품집에는 작가의 문학적 개성과 역량이 배어 있고,. 창작에 대한 작가의 열정과 방법이 드러나기도 한다. 한 작가에 대한 온당한 평가가 이루어지려면 적어도 한 권 이상의 작품집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수록 작품 수는 40?50편 정도로 정하고, 작품집 부문과 선집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올해 선집 부문은 지난해와는 달리 ‘문학상운영위원회’에서 추천을 받아 9월 말에 수상자를 선정하고 『수필미학』 30호에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백남오의 『겨울밤 세석에서』는 ‘선집 부문’에 선정된 작품집이다. 그는 이미 지리산 수필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소재와 주제 면에서 그만의 스타일을 확보한 작가다. 그의 수필은 존재에 대한 우주적 연민과 짙은 생태의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는 한국 수필 문학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이고 가능성이다.
백남오 수필의 중심에는 지리산이 있다. 그의 수필은 계절과 명소마다 각기 다른 지리산의 변화무상한 모습,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자연친화적인 감성, 지리산 자락에서 성장했던 작가의 유년시절 추억이 한데 어우러진 하나의 웅장한 교향곡이다. 지리산은 백남오 수필의 핵심 테마이지만, 단지 소재로 끝나지 않고 그의 수필세계를 구축하는 정신이고 감성이다. 그 속에는 작가의 겸손한 삶의 태도와 타자를 포용하는 인간애가 자리 잡고 있다. 백남오 수필의 개성적 스타일은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산맥을 타는 큰 걸음과 섬세한 서정이 교차하는 그의 수필에는 웅혼한 지리산의 이미지가 스며 있다. 두둑한 감성이 수필의 역량으로 드러난다. 자연과 함께 뒹굴면서 자란 유년기에 잉태한 감성의 흐름과 지형이 지리산이라는 대상과 만나면서 하나의 가문을 이룬다. 그의 수필에서 구현되는 서정성은 화사한 인공의 정원이 아니다. 비바람 부는 지리산에서 발견한 야생화의 꽃밭이다. 이런 지점은 그의 글쓰기가 산행기를 뛰어넘어 문학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지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