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가 ‘꽃’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 때는 사진 공부를 시작할 무렵부터이니 그녀에게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대상이다. 그녀의 일상 중 꽃에 관한 시간은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사진 속의 꽃은 처음의 꽃과는 사뭇 다르다. 나태주 시인의 시와 닮았다. 자세히 보고 오랫동안 보고 작가와 닮은 자신의 ‘꽃’을 알아보는 것이다. 김은숙 작가의 꽃이 예술로서의 작업이 되는 이유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꽃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작품에 담았다.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과 함께한 자신의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 한다. 이미 수많은 꽃에 관한 예술작품과 사진이 존재한다. 김은숙 작가의 ‘꽃’도 그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해바라기 그림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김은숙 작가의 ‘꽃’도 김은숙 작가만의 ‘꽃’이다. 마음으로 지켜보고 들여다보고 아끼고 격려하는 그녀의 꽃들은 꽃의 특별한 아름다움에 집착하지 않는다. 어렵게 생존하여 짧은 순간 꽃을 피우고 몇 알의 씨를 남기고 흔적 없이 사라지는 꽃들이다. 사람들의 시각으로 채소인지 꽃인지 구분하지 않는다. 자연의 구성원으로 공생하며 존재하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대로의 꽃이다. 작가의 작품을 통해 비로소 생물학적인 ‘눈’을 넘어서는 꽃의 표정을 본다. 그녀의 작품을 통해 깊고 자상하고 따뜻한 그리고 위로의 눈길을 주는 ‘꽃’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의 눈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스펙트럼이 넓지만 주목하지 않는 부분은 인지되지 않는다. 카메라의 눈은 작가가 보고자 하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색다르게 보여준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으로 인하여 우리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피고 지는 꽃을 ‘꽃’으로 만난다.
책 소개
분야예술
파인아트 컬렉션 스물여섯 번째, 김은숙 작가의 [꽃]을 소개한다. 김은숙 작가는 자연에 대한 애정을 담은 사진 작업을 한다. 김은숙의 사진은 자연의 아름다운 면모와 꽃을 화면에 담는다. 각 작품은 계절의 상징을 담고 있으며 화면에 포착된 꽃과 식물은 결정화된 자연과 생명의 존재를 기록한다. 다채로운 계절의 온도를 담은 작가의 작업을 모아 이 책에 엮었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통해 생명과 순환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