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라도 글자를 사용하지 않고는 말이나 글을 쓸 수가 없다. 무리가 매일 먹는 밥은 왜 밥이고 발은 왜 발일까 한번쯤은 궁금했을 것 같은 글자들, (몸)이라는 글자에서‘들어오고 나감(入出)’을 뜻하는 두 구멍을 연상할 수 있을까. 들어오는 구멍(ㅁ)과 나가는 구멍(ㅁ) 사이에 (ㅗ)가 있고, 그래서 입과 똥구멍이 인간의 처음이자 끝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허공에 떠다니는 말을 잡아채듯 말의 시원始原을 따라 여기저기 여행하는 기분은 어떨까?
‘눈, 코, 귀, 입, 손, 발’과 같은 신체어들이나‘옷, 밥, 집’과 같은 생활어,‘물, 불’처럼 생존과 연관된 말들은 왜 외자일까? 그런 단어들이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단어들을 우리의 삶과 연관시켜 상상해 보고, 그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시들을 만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다.
어느 날‘밥’의 (ㅂ)이 반쯤 담긴 밥그릇으로 보이면서 시작된 작업이라고 말하는 지은이는 글자에 대한 상상 뿐만이 아니라 우리 안에 깊이 감춰져 있던 감성을 돌아보게 한다. 많은 시와 경구들, 잊었던 속담과 우리 조상들의 생활들을 되짚어 보면서 늘상 가까이 있기에 무심했던 우리 주변의 평범한 세계를 이해하게 된다. 그것은 색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