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현대 문학을 혁신한 위대한 실험가이자
미국 소설의 신경지를 개척한 윌리엄 포크너의 걸작 단편들
20세기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미국 남부의 인습적이고 주술적인 세계를 정묘하게 그려 낸 소설가, ‘의식의 흐름’ 등 독자적이고 실험적인 수법을 과감히 도입한 혁신가, 두 차례의 퓰리처상, 전미도서상과 노벨 문학상을 석권한 거장, 윌리엄 포크너의 대표적 단편 소설을 엮은 『헛간, 불태우다』가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고함과 분노』, 『압살롬, 압살롬!』, 『성역』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긴 윌리엄 포크너는 특히 ‘미국 남부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한평생 미국 동남부 미시시피주에 거주하였을 뿐 아니라, 고향을 모델로 하는 가상의 지역, 요크나파토파(Yoknapatawpha)를 중심으로 대다수 작품을 형상화하였다.
포크너의 작품 세계는 아예 ‘요크나파토파 사가(Yoknapatawpha Saga)’라고 불릴 만큼 격동하는 미국 남부의 풍경을 함축 혹은 반영하고 있으며, 따라서 ‘지역성’은 그의 소설을 이해함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우표만큼 작은 마을이지만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로 넘쳐 났다.”라는 작가 자신의 회고처럼, 미국 남부는 다양성으로 들끓는 미국 내부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자리를 차지한다. 보통 미국이라 하면, 흔히 북부(뉴욕)나 서부(캘리포니아) 지역의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남북 전쟁 당시 노예제를 지지하고, 산업 중심의 북부와 달리 거대한 농장을 경영하는 대지주 사회가 깊숙이 뿌리박혀 있던 남부는, 전쟁과 재건, 노예 해방과 산업화의 물결을 겪으면서도 과거의 환영을 간직했다.
인종 차별(흑인과 백인), 성차별(여성과 남성, 혹은 성 역할), 계급 갈등(대지주와 소작농, 그 속에 자리한 유산자와 무산자) 등이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어둑한 그림자를 드리웠으며, 마술적이고 주술적인 정신세계 또한 남부 문화의 중대한 축을 이루고 있다. 윌리엄 포크너는 미국 남부의 산증인이자 목격자로서 다층적으로 얽히고설킨 차별과 갈등의 추악한 민낯을 고발하였고, 시대와 불화하는 남부인들의 삶과 정신을 문학으로 조형해 내는 데에 헌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