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계몽주의와 함께 태동한 역사비평은 성경 해석의 토대와 지평을 완전히 뒤바꾸어놓았다. 역사비평은 성경의 많은 이야기를 고대 신화의 범주로 격하시키거나, 비역사적 사실로 치부하거나, 심지어 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해석을 공공연히 일삼았다. 이에 맞서 많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역사비평의 포화를 피해 “근본주의”라는 성채로 피신한 채 문자주의의 참호 안에 몸을 웅크리며 신앙을 파수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비유하자면, 오늘날의 교회는 진지하지만 반지성적인 스킬라(Scylla)라는 근본주의와 엄밀하지만 무신론적인 카리브디스(Charybdis)라는 비평주의를 향하여 돌진하는 오디세우스의 배와 같다. 따라서 건전한 복음주의를 표방하는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성경숭배적 반지성주의와 비평적 회의주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채 비평적이면서도 신앙고백적인 신학, 학문적이면서도 정통적인 신학, 영민하면서도 경건한 신학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책은 “신실한 비평”과 “비평적 신앙”이라는 두 가지 방법론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