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혁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예순여섯 해를 살아온 시인의 삶에 대한 회고와 관조가 쓸쓸하고 우울한 정서에 실려 독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그저 희미한 오감만 남은 손바닥이 너무 얇다./아아, 빈집 같은 삶”이라고 시인은 자서에 적어 놓았다. ‘빈집’과 ‘삶’이 동격인 셈이다.
시집에는 「빈집」이라는 제목의 시가 두 편 실려 있는데 ‘회귀’, ‘소실점 너머’라는 부제가 각각 붙어 있다.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거나 사라진다는 것.’ 이제 시인은 인생의 후반기를 지나면서 그동안 살아온 길을 되짚어보고 남은 삶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