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미학의 눈으로 읽는’ 서양미술사
『미학 오디세이』(전 3권)로 우리에게 아름다움의 세계를 보는 새로운 ‘눈’을 제공한 유쾌한 미학자 진중권! 그가 이번엔 미학과 미술사를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서양미술사’를 손에 들고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이미 여러 종류의 서양미술사가 나와 있는데, 거기에 하나를 더 덧붙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미술사는 다양한 양식에 속하는 작품을 시간순에 따라 서술한다. 2000년이 넘는 역사 전체를 한 권의 책으로 다루려다 보면 이야기해야 할 사조가 너무 많아 각각의 양식을 짧게 설명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의 미술사는 오랜 시간에 걸친 미술사의 흐름을 개관하게 해주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우리를 피상적 사실의 홍수 속에 빠뜨리는 것이 단점이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고전예술 편』은 기존 서양미술사의 구성과 서술체계를 단호히 버렸다. 저자는 대상 영역을 미술사의 맥락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몇몇 주요한 양식으로 한정하되, 선택한 양식은 구체적인 조형의 원리와 그 바탕에 깔린 예술의 의지까지 드러나도록 깊이 있게 접근했다. 이를 위해 미술사학에서 널리 알려진 대가의 논문이나 저서를 선택해 선형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미술사를 재구성했다. 즉 ‘서양미술의 원리’와 ‘서양미술의 역사’를 하나로 묶어내, 서양미술의 원리를 그 시대의 상황 안에서(공시적) 설명하면서 서양미술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통시적)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