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타인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성찰을 계속해온 강명희 소설가가 세 번째로 펴내는 작품집이다. 『65세』에는 떠난 여인을 찾아다니는 중장비 기사, 어머니 덕분에 살면서도 어머니를 칼로 찌른 아들, 베이비부머 맏세대 65세 여성, 헤어졌다 다시 합친 노년의 부부, 구두 수선공, 살림 도우미 여자와 이삿짐 도우미 몽골 언니, 70대 택시기사와 그의 형, 히말라야 현지 가이드 만루와 운동권 친구, 유고집으로 남은 소설가 등의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그들은 하나 같이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 공동체 안의 타인이자 소외된 자들이다. 그들 가운데는 누구는 열악한 노동과 주거환경으로, 누구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에서도 배제된 불안한 삶을 산다.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별로 나을 것도 없거나, 살아있어도 산 것이 아닌 바닥을 보아버린 이도 있다.
이들의 삶은 단순한 이해와 분노로 나타나기에는 말할 것이 무수히 남겨져 있다. 우리 공동체 안에서 그들에 대한 충분한 사유의 경험이 축적되지 않은 아픈 현장을 통해 우리가 경계하던 대상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 『65세』이다. 그동안 타인의 고통에 천착해온 강명희 작가는 이 소설에서 한층 불행하고 다양해진 그들의 세계를 독자들에게 읽어주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존재 위치를 확인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