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고용은 노동자를 고용한 기업과 사용하는 기업이 다른 고용형태이다. 대표적으로 파견업이 그렇다. 채용한 사람과 일을 시키는 사람이 다르니 불편한 문제 하나 해결하려 해도, 노동조건 하나 바꾸려 해도 여러 계단을 올라야 한다. 아예 오를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고용한 회사가 허울일 뿐인 용역·하청도 마찬가지다. 간접고용은 전근대적이고 비인간적이다. “자유와 존엄과 경제적 안정 속에서 물질적 진보와 정신적 발전을 추구할 권리”를 박탈당하니까. 사용자는 책임을 수임할 의무가 있지만 간접고용에서는 책임 수임자가 왜곡돼 나타난다. 노동자 처우는 나쁘고 고용은 불안하다. 대기업 사내하청이나 용역 노동자들이 2021년 한국 사회에서 겪고 있는 문제의 근원은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에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대선 때마다 후보들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공약에 간접고용 해법을 제시했다. 그런데 과연 우리 사회는 간접고용 문제에서 얼마나 전진한 걸까. 『다시 묻는 사용자 책임』 저자들이 꼽은 과제를 한 번 보면 실상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