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를 넘어, 세상 어디에라도 가닿는 희디흰 눈송이 같은 시편
2020년 전 세계를 휩쓴 전염병, 비대면의 일상화, 인간을 잠식한 무력감과 공포 속에서 시인들은 어떻게 일상을 견디어냈을까? 무엇을 상상하고 기원했을까? 과연 시를 쓴다는 게 가능하긴 했을까? 그럼에도, 쓰지 않고서는 실존을 말할 수 없는 그들이 시를 썼다면 2020년, 미증유한 팬데믹 시대에 시인들은 과연 무엇을 쓰고 싶었을까?
(사)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상국) 시분과위원회 회원 220명의 참여로 이뤄진 시집 『못 부친 편지』(도서출판 걷는사람)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 시인들은 마음껏 만날 수 없고 마음껏 소리칠 수 없는 시절에 대한 비유를 ‘못 부친 편지’라는 상징에 담아 시로 썼다. 그리하여 이 시집 한 권 속에는 인간 본연으로서 쓸 수밖에 없는 편지, 이 시대가 예술가들에게 요구하는 편지, 분단 조국 아래에서의 절절한 편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항한 그리움 가득한 편지가 이백스무 가지 색채로 담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