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색 밤 불의 바람,
모든 전쟁이 끝난 후에 태어난 그는
혼자서 자신만의 전쟁을 발명해냈다.”
『호박색 밤』은 실비 제르맹의 데뷔작이기도 한 『밤의 책』 출간 후 이 년 만에 발표된, 그 후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밤의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탄생을 알리며 수수께끼처럼 등장했던, 페니엘 가계에서 마지막으로 태어난 아이 샤를빅토르 즉 ‘호박색 밤’이 마침내 이야기의 중심이 되고, 전쟁이 휩쓸고 간 황폐한 땅에서 부상자가 일어서듯 페니엘가家의 파란만장한 대서사시는 다시 시작된다.
『밤의 책』이 1870년 보불전쟁부터 1945년 제2차세계대전을 관통하며 인간의 끝없는 광기와 잔인함과 그 속에서 끊임없이 명멸하는 페니엘가의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면, 『호박색 밤』은 프랑스 북동부의 가상의 공간 ‘검은 땅’을 떠나 알제리와 파리 등으로 공간을 옮겨가며 전쟁이 지나간 후의 이야기, 알제리전쟁부터 프랑스 68혁명을 아우르며 망각 속 역사를 복원해내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또한 전후에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상존하는 분노와, 결핍으로 인해 마침내 “혼자서 자신만의 전쟁을 발명”해낸 인물의 광기를 샤를빅토르의 성장 과정을 중심으로 드러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