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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흙
글쓴이
김동훈 저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21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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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동훈

서양고전학자, 철학자, 인문학자로서, 어렵게만 보이는 철학과 고전이야말로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는 믿음, 깊이 있는 독서만이 창의력을 꽃피운다는 신념을 글로 실천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흙: 상상을 현실화하는 인문적 감각을 키우기 위하여』는 신화, 철학, 문학, 예술이 과학, 의학, 환경 등과 어떤 상상력과 영향력을 끼치는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최신 인문학 트렌드를 들려준다.

서울대학교 서양고전학협동과정에서 희랍과 로마 문학 및 수사학을 공부했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공부했다. 총신대학교 등에서 희랍어와 라틴어를 가르쳤고, 철학아카데미 등에서 서양고전 원강을 진행했으며, EBS ‘클래스e’에서 「고전어휘사전」을 강의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인문 분야 화제의 방송이었던 ‘별별명언’을 진행했으며, 『별별명언: 서양 고전을 관통하는 21개 핵심 사유』를 출간했다. 『브랜드 인문학: 잠재된 표현 욕망을 깨우는 감각 수업』은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을 질 들뢰즈의 이론으로 해석하여 감각에 대한 철학적 이해를 돕는 인문교양서다. 그 밖에 『몸젠의 로마사』, 장 보댕의 『국가에 관한 6권의 책』에서 희랍어, 라틴어, 히브리어 텍스트, 그리고 ‘세계시인선’의 『욥의 노래』를 히브리어, 희랍어 및 라틴어 원문에서 번역했다.

책 소개

분야인문
인문학의 최신 트렌드: 무너져 가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21세기 AI 시대 인문학의 최신 경향은 물질과 감각에 주목한다. 좁게는 환경인문학, 사물인문학 등으로 시작되었으나,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폭넓게 ‘물질인문학’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문학이 물질과 감각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은 상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생긴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를 쓰면서도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현실감각을 잊어버리게 되는 금융자본주의 구조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문학이 물질과 감각에 주목하는 이유는, 점점 벌어지는 이 틈을 메우려는 무의식적 몸부림과도 같다. 더 이상 인문학은 현실을 배제한 가상의 공간에만 갇혀 있을 수 없다.

현대는 지나칠 정도로 물질에 집착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은 물질에 집착하면 할수록, 그만큼 다른 한편에 정신의 영역을 떼어다 놓고 그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돈에 집착하면서도 안 그런 척하며 교양과 정신의 각종 잡다한 보상재로 위선을 떠는 경우가 그렇다. 이런 괴상한 분열의 모습을 보인 환자로, 인문학이 지목되곤 했다.
-김동훈, 『인공지능과 흙』에서

그래서 대안적 인문학을 추구하는 『인공지능과 흙』은 상상과 현실화의 문제를 시대별로 되짚어본다. 르네상스인들은 흑사병과 전쟁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현실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그들은 그리스·로마로부터 상상력의 보화를 캐내어 현실에 적합한 대안을 하나씩 만들어 나갔다. 그 밑바탕에는 ‘몸’에 대한 강조가 돋보인다. 몸에 대한 관심은 이후 인간을 ‘물질’과 관련시키는 길을 열었다. 물질까지 끌어안는 인문학은,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불안하고 지친 우리 삶에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힘을 공급해 줄 것이다.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들었다는 신화적 상상이 인공지능과 같은 현실의 물질로 어떻게 변신해 가는지를 추적해 보자.

건강에 관심이 있다 해도 헬스 기구나 정해진 운동 코스에만 신경을 쓰거나 다른 사람의 멋진 몸매에 눈요기만 할 뿐이다. 자신의 육체를 깊은 곳까지 샅샅이 알지 못하면서도 타인의 방식과 기준을 따라 하느라 욕구불만은 커져만 간다. 마치 알지도 못한 사이 최첨단 수술 도구를 배 속에 봉합한 후 그 녹슨 쇠붙이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 처방과 보철물들이라도 자신의 몸에 맞지 않으면 살갗 속에서 썩어 들어갈 뿐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비트루비우스의 인체도」의 그 남자는 타인이 아니었다. 다빈치가 마흔 살이 되어 원과 정사각형의 정중앙에 자신을 놓았듯이, 우리는 이제 조용히 알몸으로 거울 앞에 서야 한다. 자기인식 없이는 아무리 좋은 것들도 부작용을 초래한다. 거기서 인간과 물질의 경계를 아우르는 그 신비한 비율을 탐구하자.
-김동훈, 『인공지능과 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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