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명은 한문 넉 자로 이루어진 146구절 584자의 간단한 글입니다. 그러나 팔만사천법문의 심오한 도리와 천칠백 공안의 상식적인 틀을 깨는 격외도리가 이 짧은 시문에 모두 담겨 있어 예로부터 높이 평가받아 왔습니다.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논리가 정연하면서도 부처님의 마음자리를 드러내는 온갖 이치를 다 갖추고 있기에 ‘문자로서는 최고의 문자’라고 학자들이 격찬할 뿐만 아니라, 이런 글은 두 번 다시 이 세상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평하기도 합니다.
신심명이란 제목은 ‘법에 대한 믿음을 마음속 깊이 새긴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신심명의 핵심은 헛된 모습에 집착하는 중생의 시비분별을 모두 떠나라는 것입니다. 중생은 ‘나’라는 헛된 모습에 집착하면서, 미워하고 사랑하거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온갖 고통을 불러오는 근본이기에 이 근본 번뇌를 끊으라는 것입니다.
2013년 “신심명?증도가”를 원문만 번역 출간하면서 신심명을 36개의 게송으로 정리하였고 이를 토대로 2018년 통도사 등불지에 연재한 ‘신심명 강설’을 모아, 이 책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승찬 스님께서 마지막 게송에서 ‘믿는 마음 그 자체가 깨달음[信心不二]’이라 말씀하셨듯이, 무릇 발심하였다면 이 신심명을 마음에 새기어 부처님 세상으로 들어갈 때까지 흔들림 없이 정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