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는 사회적으로 생산된 운동이다
건축, 역사, 사진, 노동, 춤, 여성참정권, 공항…. 다양한 맥락 뒤에 놓여 있는 지리적 상상을 탐구하는 책이다. 모빌리티는 사회문화적 권력의 맥락 안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받았을까? 생리학에서 국제법, 춤의 표기 방식에서 건축에 이르는 다양한 활동들 속에서 어떻게 지식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을까? 지난 몇 세기 동안 서구에서 모빌리티에 관한 상상이 사람들과 그들의 실천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 책은 모빌리티 신체와 재현된 모빌리티 사이의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이동권(모빌리티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사실상 무조건적인 인격권이다. 마레와 마이브리지가 재현을 통해 모빌리티를 구성하고, 빅터 실베스터가 시미 춤에 반대하면서 댄스 교습을 체계화한 것처럼, 대법원 판사들도 모빌리티를 생산했다. 판결은 특정한 이동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때의 모빌리티는 시민의 모빌리티다.
또한, 모빌리티는 기본적 권리로 인정받은 유일한 지리적 권리다. 그러나 모빌리티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 평가는 부정적인 것의 배제를 통해서가 아니라 관계적일 수밖에 없는 방식을 통해서 존재한다. 즉, ‘병리적인’ 모빌리티가 어떠한 정체성의 중심이라고 규정되는 모빌리티들과 함께 만들어지거나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는 타자화의 논리를 통해서 존재한다. 공항의 출입국관리소에서 차단된 아랍계 미국인들, 미국 농업 분야에서의 히스패닉계, 운전 중 경찰의 차별적 검문에 걸린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처럼 모빌리티는 사회적으로 생산된 운동이며, 특정한 관계적 계기들로 작동하고 실천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