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봄,
리제
- 작성일
- 2017.12.20
삶 껴안기
- 글쓴이
- 황창연 저
홍익출판사
작년 여름 책<삶 껴안기>출판기념 신부님 강연을 다녀왔다. 이전에도 온라인으로 공개된 강연영상을 몇 번 봤는데 중복되는 이야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정말 좋았다. 책도 함께 읽어야지 하던 것이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 주에 드디어 다 읽었다. 뜻밖에도 강연에서 들었던 내용은 극히 일부였고 책에는 듣지 못했던 고운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강연은 아무래도 나이드신 어르신들도 많고 어렵고 지루하지 않게 말씀을 전하시기 위해 유머러스한 부분이 두드러질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교육을 비롯 사회전반에 관련된 문제를 지나침 없이 차분한 문체로 풀어주고 계셨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이 함께 모여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좋은 추억'을 공유하지 못하면 아이들은 오로지 성적에만 맞춰서 사고하다보니 친구는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뿌리내릴 수가 없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어느 가정인들, 어느 부모자식인들 항상 좋기만 하고 평화롭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힘들고 어려울 때 우리가 주님의 존재로 힘을 얻는 것처럼 아이들에게는 가정이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런 가정에서 학교에서와 마찬가지로 성적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려 든다면 아이들이 어디에가서 위로를 받으며 나눔의식을 배울 수 있을지 안타까웠다. 어린이들 뿐 아니라 어르신들도 마찬가지다. 오랜세월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가꾸는 것이 아니라 자식이 효도하면 행복하고 그렇지 않으면 물론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자식들만 기다린다고 끼니를 거르거나 혼자서 화난 상태로 자식들을 대하면 한 번 오려던 발걸음도 자연스레 끊길 수 밖에 없다. 강연에서도 물론 해주신 말씀이지만 책으로 읽으니 훨씬 더 와닿았다. 종교를 떠나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의무와 마음가짐이 책 안에 담겨있었고 이런 말씀을 혼을 내시는게 아니라 주님의 사랑처럼 따뜻하고 차분하게 들려주셔서 여러모로 강연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강했다. 아프리카에서 봉사하시게 된 계기와 현재 어떻게 진행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자세하게 나와있는데 사실 종교계에서 돈과 관련된 비리는 끊임없이 발생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부분이 신앙인으로서 때로는 부끄럽고 속상했는데 신부님뿐 아니라 먼저 아프리카로 가셔서 봉사하고 계시는 수녀님들, 자원봉사자분들의 이야기는 다른 의미로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돈은 그야말로 내 마음과 행동이 먼저 움직이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고, 주님께서 다 마련해두셨음을 깨달은 것이다.
암으로 인해 수술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신부님의 목표와 꿈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처음 평창에 생태마을을 건설할 때 부터 주변에서 우려와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껏 잘 해오신것 처럼 앞으로도 더 많은 생태마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건강하게 웃을 수 있는 장소가 분명 목표보다 더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 나의 작은 마음이 보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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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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